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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문학] 크리스마스 크라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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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34.80) 작성일16-01-30 17:50 조회10,460회 댓글0건

본문

 

생명이 탄생을 축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거룩한 날 크리스마스.

 

12월 25일 그 거룩하고 축복이 가득한 하루를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은 이미 세상이 밤에 뒤덮였음에도 여전히 거리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유니온 숙소의 한 방안, 몇명의 사람들도 그 즐거운 분위기를 흠뻑 만끽하고 있었다.

 

'그랬어야 했는데'

 

제이가 둘러보았다. 주위는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빈 맥주캔과 안주들은 테이블에 널부러져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술에 취해 뻗어버린 김유정과 최서희가 있었다. 안 마시던 술을 마시고 잠깐 잠을 잤다 깬 사이에 난장판이 되어버린 방안의 모습에 할 말을 찾을 수가 없던 제이는 한 숨만 나왔다.

 

"정말 무슨 일이 있던 건지"

 

제이가 그렇게 궁시렁거리며 테리블위에 엎드리고 있는 최서희를 깨우기 위해 등을 살짝 두드렸다.

 

"서희씨"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몇번 두드려보았지만 최서희는 이미 깊이 취했는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휴 어쩔 수 없군, 나중에 뭐라고 하지마 서희씨"

 

제이는 잠들어있는 최서희에게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침대위에 올려놓기 위해 그녀의 몸을 들어올렸다. 그녀의 몸은 잘 달련된 근육과 어울리지 않게 가볍기 그지 없었다. 

 

 

풀썩

 

최서희를 침대에 올려놓은 제이는 잠시 그녀의 자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숨소리를 내며 곤히 잠들어있었는 그녀의 얼굴에는 잔 상처들이 가득했다. 얼마전 데이비드에게 공격받은 결과물이었다.

 

"수고했어 서희씨"

 

제이는 미안한 마음에 서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방을 나서려고 하였다. 그러나 제이가 그녀의 머리에 손을 댈때 서희의 손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아 제이 선배님"

 

최서희가 아직 술이 덜 꺤 듯한 눈동자로 제이를 쳐다보았다.

 

"어 그 서희씨 깼어?"

 

갑작스러운 그녀의 기상에 제이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서희에게는 제이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한 행동이 그녀에게 이상한 행동을 취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 미안 그럼 난 이만"

 

제이는 그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방을 나서려하였다. 그러나 서희는 제이를 붙잡은 손을 놓지 않고 오히려 그 손에 더 힘을 주어 그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서 서희씨?"

 

"선배님....부탁이 있습니다"

 

최서희는 붙잡은 제이의 손을 자신의 머리로 가져다놓았다.

 

"부디 저를 쓰다듬어주시겟습니까?"

 

"어 어 그래"

 

알 수 없는 그녀의 부탁에 제이는 혼란스러웠지만 얌전히 그녀의 말을 따라주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손은 정말 안정되는군요"

 

"나이든 퇴물한테도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그녀를 믿어주고 지켜주지 못했는데도 자신에 대해 좋게 말해주는 서희의 모습에 제이는 죄책감을 느껴 자학적인 농담을 내뱉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아닙니다! 선배님은 퇴물이 아니십니다"

 

제이의 농담에 서희가 발끈해하며 말했다.

 

"제이 선배님은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십니다..."

 

"...."

 

"제가 아카데미에 있을때부터 제이 선배님은 제 목표였습니다, 우상이였습니다, 그러니 부디 그런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

 

"알았어 미안해 서희씨"

 

"...."

 

"...."

 

방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어 그럼 이제 난 나가볼게 잘 자 서희씨"

 

"제이 선배님 하나 더 부탁이 있습니다."

 

"?"

 

"제이...씨라고 불러도 되겟습니까?"

 

"...풋"

 

그녀의 부탁에 제이는 그만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서희는 안그래도 상기된 얼굴을 더 붉게 상기시켰다.

 

"아 아닙니다 제가 무슨 소리를... 방금 그 소리는 잊어주십시오 제이 선배..."

 

"제이씨라고 불러 서희씨"

 

제이는 그렇게 말하며 방밖으로 나갔다. 방안에 남겨진 서희는 제이의 등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감사합니다 제이씨...."

 

 

 

방 밖으로 나온 제이는 아직도 테이블에 널부러져 있는 유정을 쇼파에 옮겨놓았다.

 

"제이씨?"

 

자신을 부르는 유정의 목소리에 제이는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잠꼬대였나"

 

유정이 자신의 꿈을 꾼다는것에 제이는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그러나 그의 기분은 유정이 이어서 내뱉은 말에 다시 착잡해졌다.

 

"가지 마세요 제이씨까지... 가지 말아주세요"

 

제이는 조용히 그녀의 손을 붙잡아주었다.

 

"걱정하지마 유정씨 나는 어디에도 안가니깐..."

 

그러자 유정은 비로소 만족소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얌전히 잠에 빠져들었다.

 

"...."

 

잠들어있는 유정의 얼굴을 보면서 제이는 답답함을 느꼈다. 얼마전에 있었던 일이 생생하게그의 머리속에서 재생되는듯했다.

 

[문제가 있었다면 내게 말을 했어야 했어...!]

 

[다시 만난 너는 예전과 똑같은 눈을 하고 있더군, 완전히 변해버린 나와는 다르게 말이야...]

 

그때 그의 눈에는 과거의 모습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 이유가 자신을, 유정씨를, 모두를 배신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을까? 알 수 없었다. 몇십년을 알아온 친형제같은 남자였지만 지금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남이 되어버렸다.

답답하고 역겨운 느낌이 난 제이는 베란다문을 열고 밖을 쳐다보았다. 밖의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의 만끽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이 멀게만 느껴졌다.

 

"크리스마스에 미녀들을 놔두고 고뇌에 잠긴 남자라 멋있네요"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제이는 그 소리가 들린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한 여자가 베란다에 몸을 기대며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베란다에 기대여 있는 그녀의 모습은 달빛 때문에 마치 모든게 어두컴컴만 무대위에 한개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여배우처럼 독보적으로 아름다웠다.

 

"여기 있었군 아가씨, 안보여서 어디갔나 했는데."

 

"안쪽은 좀 답답해서요"

 

"그래 그거 우연이군 나도 그런데."

 

"후후 술 한잔하실래요?"

 

그녀가 제이에게 캔맥주 하나를 내밀었다.

 

"아니 술에 깼는데 바로 다시 취하고싶지는 않아"

 

"아쉽게 됬네요 달빛아래에서 멋진 남자랑 술을 마셔보고 싶었는데."

 

"미안하지만 멋진 남자라면 다른곳을 찾아봐 여기에는 멋진 남자는 없으니깐."

 

"그럼 뭐가 있죠?"

 

"이미 옛날에 모든것을 잃어버리고 그나마 남아있는 소중한것도 지키지못한 바보같은 놈밖에 없지"

 

자조하는듯한 제이의 웃음에 하피는 잠시 미소를 지웠다가 다시 그 알 수 없는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그것 참 재미있네요 저도 그런데, 우린 의외로 닮은 곳이 많네요"

 

"그래? 당신도 소중한걸 잃어버렸나?"

 

"글쎄요. 소중했는지는 잘 모르겟네요. 오히려 증오했던 거겟지요."

 

"..."

 

"하지만 증오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했어요..."

 

제이는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먼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도시의 불빛보다 더 먼 곳을.

 

"이봐 술 한잔 주겟어?"

 

제이의 말에 하피는 살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머 안드신다면서."

 

"아무래도 아름다운 여자를 놔두고 남자 혼자 취하지 않는것은 예의가 아닌것 같아서"

 

"매너있으시네요 더더욱 마음에 들어요."

 

하피가 제이에게 캔맥주를 내밀었다.

 

칙 뚜껑을 따자 보글거리는 거품이 올라왔다.

 

"그럼 건배할까요?"

 

"그러지"

 

깡! 얇은 맥주캔이 부딫치며 경쾌한 소리가 종소리처럼 울려퍼졌다.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하피가 말했다. 그녀의 말에 제이도 작게 미소짓고 그 말을 따라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12월 25일 그 거룩하고 축복이 가득한 하루를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은 이미 세상이 밤에 뒤덮였음에도 여전히 거리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유니온 숙소의 한 방안, 베란다 위에 서 있는 두명의 남녀도 그 즐거운 분위기를 흠뻑 만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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