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갤문학] 동질감 > 옛날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회원로그인

옛날글

[클갤문학] 동질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외국인코스프레 이름으로 검색  (59.♡.211.246) 작성일16-09-15 21:29 조회8,874회 댓글0건

본문

예전 게임에 맞춰서 쓴 얘기라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음

 

-----------

 

 

 콰앙!! 테이블을 내려친 충격으로 인한 소음이 작은 방 전체에 퍼져 나갔다. 귀가 얼얼한 소음 속에서, 여전히 양 팔로 턱을 괸 채 앉아 있는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눈앞에는, 자신을 쏘아보고 있는 소녀가 있었다.


 앳된 얼굴에 흑발. 게임 클로저스의 제작사인 나딕이 ‘최애캐’라고 공언하였던 소녀 서유리였다. 어째선지 평소와 달리 도끼눈을 한 채로, 포인트인 덧니가 보이지 않게 꾹 다문 입으로 남자를 보고 있었다.


 그녀의 양 손은 테이블에 밀착되어 있었다. 처음의 소음은, 그녀가 테이블을 거세게 내려침으로 인한 것이었다. 그대로 양 손의 손가락을 오므리자, 그것이 신호가 된 듯 남자가 입을 연다.


 “…그래, 어쩐 일이지? 우리의 사.랑.스.런 마스코트 서유리 양께서.”


 까득-


 남자의 음성에 저도 모르게 한차례 이를 가는 유리. 평소 같으면 수줍은 듯이 웃었겠지만, 지금 이 발언은 누가 봐도 비꼬는 것이었다. 한차례 더 분노를 표출하려 하지만,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말로 해주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도 있으니까.


 고개를 뻗어 더욱 남자에게로 얼굴을 들이대며, 굳어진 입을 열었다.


 “…어째서, 이번 패치엔 저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죠?”

 “그게 이유였나?”


 그렇게 말하고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안경을 벗어 안경알을 닦는다. 너무나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은, 그렇잖아도 격화되어있던 감정에 다시금 불을 지핀다. 테이블에 얹었던 손을 들어, 자신의 뒤를 가리키는 유리였다.


 “알고 있잖아요?! 현재 상황이 어떤지…같은 시기에 설립된 ‘우리 세 명’인데도, 정작 저만 고인소리를 듣고 있어요!!”


 남자는 그에 대꾸 않고, 묵묵히 안경을 닦고 있었다.


 “하다못해 잠수함 패치라도 이루어질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게 뭐죠?! 컨텐츠만 추가되었고, 정작 밸런스는 여전하잖아요?! 분명 제가 최애캐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랬지.”

 “그런데 어째서 제게 이런 처사를 내리는 건가요?! 패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란 말이에요!!”


 유리의 계속되는 외침 속에서도, 남자는 마치 태풍의 눈에 있는 듯 아무런 영향 없이 자연스레 안경을 썼다. 이내 다시금 손으로 턱을 받치고는, 옅은 한숨과 함께 말을 잇는다.


 “이것 봐…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 몰라? 최애캐라고 무작정 밀어줄 순 없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그래서, 저는 대체 언제…”


 남자의 말에 설득 당했는지, 다시금 유리의 목소리가 낮아진다. 그에 남자가 슬쩍 시선을 돌려, 옆에 놓여진 달력을 보고는 그대로 입만을 움직여 대답한다.


 “일단 차주엔 신 캐릭터인 미스틸테인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그리고 곧 제이 또한 정식요원이 추가될 거고. 아직 밸런스에 대해서는 안건이 나오지 않아서, 조금 더 기다려 봐야겠는 걸?”

 “…언제까지 말이죠?”

 “그건 나도 모르지. 애초에 유리에 대한 밸런스는 아직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고…”

 “……!”


 다시금 무어라 소리치려는 유리의 팔을, 누군가의 손이 감쌌다.


 그에 돌려진 유리의 시선이 향한 곳은, 분홍 단발의 소녀의 얼굴이었다. 이슬비. 현재 신지역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는, 한때 신이라 불리던 세하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린 말 그대로 신세계의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만해, 유리야. 항의해봤자 소용없는 거 알잖아. 지금까지도…”


 차분한 어조로 설득한다. 유리 또한 알고 있다. 이렇게 따져본다 한들, 떡 줄 사람이 생각도 않으면 이것은 그저 소리 없는 아우성에 불과한 것을, 그저 징징대는 것에 불과한 것을 말이다. 그것을 염려한 슬비의 배려인 것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머리로는 이해한다 한들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거 놔!!”

 

 소리치며 슬비의 손을 뿌리쳤다. 그에 슬비의 표정은 굳어지고, 그 모습을 본 유리 또한 흠칫했다. 자신을 염려한 호의를 매몰차게 뿌리친 것이었다. 유리가 침을 꿀꺽 삼켰다. 평소의 자신과 다름이 느껴졌다. 누구에게나 살갑고, 특히 슬비나 정미 같은 동년배 친구에겐 필요 이상으로 애정을 표현하던 자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잖아도 감정이 격앙되어 있는데, 슬비의 개입으로 인해 그 감정은 더욱 격해져 있었다.


 신이라 불리는 자의 배려는, 그저 동정으로 느껴질 뿐이었으니까.


 ㅡ동년배의, 같은 계급의, 여유있는 동료의ㅡ안쓰러운 동정 말이다.


 “…네가 뭘 안다고 그래!”


 오기가 생겨 빽 하고 소리쳤다.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뿌리쳐진 손을 어루만지는 슬비는 아무 말도 않고 있었다. 어쩐지 초조해진 유리가 홱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어 있던 흑발의 소년을 바라본다. 


 “세하야, 너도 뭐라고 말 좀 해봐! 너도 피해자잖아?! 한때는 신이라고 불렸던 너도…”

 “…뭐, 그럴 때도 있었지.”


 여전히 시선은 게임기를 주시하며, 퉁명스레 대답한다. 그에 유리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초조한지 무언가를 먹듯 잘근잘근 이를 부딪친다. 상황이 좋지 않아 세하에게 상황을 어필했으나, 생각 이상으로 세하는 현재 상황에 무관심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세하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고, ‘최고’는 아니라도 ‘최적’의 상황을 유지하고 있었다. 유리와 달리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그저 지금까지처럼 묵묵히 있으면 그만인 것이었다.


 “이제 할 말은 끝났나?”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남자가 목소리의 고저 없이 한 마디 던졌다. 그에 흠칫한 유리가, 다시금 자신의 동료들을 돌아보았다. 도움을 청하듯이, 무언가 자신을 변호해주길.


 ㅡ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윽!”


 곧바로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문이 거세게 닫히고, 다시금 커다란 소음이 방을 뒤흔들었다. 그에 퍼뜩 정신이 든 슬비가, 아직 진정되지 않은 모습으로 문을 돌아보았다.


 “유…유리야!!”


 재빨리 테이블의 남자에게 인사하고는, 서둘러 방을 나섰다. 두 소녀가 나간 것을 인식한 세하 또한, 게임기를 손에 쥔 채 가벼운 인사를 끝으로 방을 나섰다. 한 바탕 소란이 벌어졌던 방은,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여전한 무표정으로 테이블 위의 서류들을 훑어볼 뿐이었다.


 그런 그의 귀에, 규칙적인 노크 소리가 들어왔다.


-


 유리가 나딕 본사로 쳐들어간 지 몇 주가 지나갔다.


 신캐릭터 미스틸테인이 나오고, 논란이 많았던 신지역의 밸런스가 수정되고, 많은 것들이 문제되고, 또 보완되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캐릭터 서유리의 성능과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그 때’의 일에 대해 반성한 유리는, 반쯤 포기한 채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언제 다른 동료들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나날이 계속되었고, 그 정신은 날로 피폐해져갔다.

 

 그 고뇌가 한계에 다다르려 했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검은양 팀의 집합소의 구석에선 세하가 게임기를 두드리고 있었고, 제이는 건강쥬스의 레시피를 고안하고 있었고, 테인은 잠이 깨지 않은 듯 힘없이 앉아 있었으며, 유리는 검을 손질하고 있었다. 이제 또 부담스러운 하루가 시작되겠네, 그런 생각과 함께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팀의 리더를 기다리는 유리였다.

 

 “유, 유리야!”

 “아, 슬비야! 왔어?”

 

 언제나처럼 해맑게 인사하는 유리. 그런 자신과는 대조되게,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채로 들어와서는 숨을 고르는 슬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에 의아해졌다. 애초에 이 착실한 리더께서는 지각이란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듯한 성격이기에 지각일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무언가 일이 있단 것. 그것을 물을 새도 없이, 먼저 입을 여는 슬비였다.


 “유리야…이번 주에 네 상향이 결정됐대!”

 “뭐…뭐?!”


 구석에서 여전히 게임기를 두드리던 세하가 그제야 반응을 보였고, 정작 유리 본인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이 만우절인가 싶었고, 어디서 몰래 카메라라도 찍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것들을 겨우 확인하고 나서야, 미소를 짓고 있던 슬비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있었다. 뺨을 꼬집었다. 꿈이 아니었다.


 ㅡ그제야, 유리 또한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다.


-


 몇 주 전, 유리가 나딕 본사에서 뛰쳐나온 직후.


 “정말 괜찮겠나?”


 의외라는 듯한 어조를 감추지 못한 채, 남자가 재차 확인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에게 제안을 한 것은 전혀 뜻밖의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렇게 말하고는, 컵에 담겨있던 무명의 액체를 쭈욱 들이키는 남자. 자신이 직접 만든 특제 건강 음료의 맛에 선글라스 뒤로 가려진 눈이 찌푸려졌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지어 보인다.


 파이터 제이. 검은양 팀의 네 번째 요원인 백발의 남자였다.


 그가 한 제안은 다름이 아니었다.

 

 미스틸 테인의 출시 이후에 추가될 자신의 정식요원 패치를 미루고ㅡ그 자리에 유리의 상향을 추진해달라는 것이었다.


 테이블의 남자가 새삼스레 의아해졌다. 제이 또한 유리 수준으로 악평이 많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정식 요원이 추가된다면 다른 둘만큼은 아니어도 평균적으로 상향이 될, 약속된 예토전생의 캐릭터였던 것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상향을 물렸다? 이는 자신의 숨통을 조이게 될 결과를 가져올 것이 너무나도 뻔했다.


 "진심인가?“


 괜한 트러블은 사양이기에, 한 번 더 물어보았다. 그것이 귀찮다는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제이. 그 고집을 꺾을 방안도 생각도 없던 남자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른 주제를 꺼내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지?”

 “…그냥 뭐…”


 남자의 물음에, 말끝을 흐린 제이가 시선을 돌려, 유리가 박차고 나갔던 문을 돌아본다.


 “적어도 저 아이들에겐 이러한 일들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동질감인가.”


 남자의 말에, 제이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


 다시금 몇 주 후, 현재 검은양 팀의 집합소.


 자신의 뺨을 꼬집어 현실을 확인한 유리에게, 세하가 옅은 미소와 함께 축하를 표현했다. 그에 자신을 돌아본 유리에게, 슬비는 미소로 화답한다. 유리는 그런 슬비를 껴안고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밸런스라는 명목 하에 위태위태했던 팀이, 다시금 예전처럼 화기애애해진 것이었다.


 “으음, 잘은 모르겠지만 잘 된 모양이네요?”


 제대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미스틸테인이,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제이를 보며 말한다. 그러나 제이는 그에 대답 않고, 묵묵히 세 명의 아이들을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의아해져, 재차 묻는 테인이었다.


 “무슨 일 있어요?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아니다.”


 짧게 답하고는, 말없이 테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느새 제이의 입가엔 옅은 미소가 새겨져 있었다. 그 시선은 유리를 향하고 있었다. 자신과 함께 관에 들어가졌다고 악평의 대명사로 손꼽혔던, 그것이 너무나 싫어 자신을 혹사시키며 노력하던 소녀를 향해서.


 자신과 달리 앞날이 창창한, 언제나 해맑게 웃고, 또 언제까지나 그렇게 웃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소녀를 향해서.


 “…무리하지 마라, 건강이 제일이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특제 건강 음료를 쭈욱 들이키는 제이였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옛날글 목록

Total 311건 1 페이지
옛날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옛날글 안내 인기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13 4589 4
310 [클갤문학] 아낌없이 주는 테인쟝 인기글관련링크 할로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9 11121 6
309 [클갤문학] 5월의 신부 인기글관련링크 외국인코스프레 이름으로 검색 09-15 10836 5
308 [클갤문학] 온기 댓글2 인기글관련링크 외국인코스프레 이름으로 검색 09-15 19381 16
307 [클갤문학] 고인 인기글관련링크 외국인코스프레 이름으로 검색 09-15 8840 6
306 [클갤문학] 그는 그녀가 껄끄럽다 댓글1 인기글관련링크 외국인코스프레 이름으로 검색 09-15 10904 4
305 [클갤문학] 채민우 경정의 한숨 인기글관련링크 외국인코스프레 이름으로 검색 09-15 7325 5
열람중 [클갤문학] 동질감 인기글관련링크 외국인코스프레 이름으로 검색 09-15 8875 5
303 종족번식 인기글 록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9 13441 4
302 [클갤문학] Happy Birthday -完- 인기글 제임스 이름으로 검색 02-18 8081 14
301 [클갤문학] 취중진담 -完 (제이X유정) 인기글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11715 9
300 [클갤문학] 크리스마스 크라이시스! 인기글관련링크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11261 5
299 [클갤문학] 정의 (Justice) -完 인기글관련링크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8410 3
298 [클갤문학] 정의(Justice) 인기글관련링크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7241 3
297 [클갤문학] TS! -完 인기글관련링크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11898 8
296 [클갤문학] TS! -3 인기글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9649 5
295 [클갤문학] TS! -2 인기글관련링크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9340 7
294 [클갤문학] TS! 댓글1 인기글관련링크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13643 4
293 [클갤문학] 퓨처 크라이시스! -完 인기글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8816 9
292 [클갤문학] 퓨처 크라이시스!-2 인기글 심심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1-30 8297 7
게시물 검색

접속자집계

오늘
559
어제
689
최대
1,307
전체
569,174
사이트 소개 클로저스 공식 홈페이지 클로저스 갤러리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